난 아직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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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직도 꿈꾼다
  • 정선미 여성회 부산회 회원
  • 승인 2016.08.1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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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미 전국여성치과기공사회 부산회 회원
과거 치과기공사들중 다수는 남성이었지만 10여년 전부터 여성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기공사라는 직업이 섬세한 기공사의 손길이 필요한 만큼 여성 기공사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만만치않은 업무 강도와 출산 등 여성으로서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Woman Sense는 여성 기공사들의 솔직담백한 마음을 담은 지면으로 이번 호에는 정선미 부산회 회원의 글을 싣었다.

 

 

난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둔 우먼파워 치과기공사이다.

지난 날을 회상해 보면 눈시울이 붉어진다. 어린아이 를 둔 여자가 일을 한다는 것, 더욱이 치과기공사로 일하는 것은 너무 힘든게 아닌가 싶다. 아직까지 기 공계의 현실은 만만치가 않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달리기를 시작하기 위해 출발선에 선 기분이다. “탕!” 소리와 함께 힘껏 달린다. 아이들을 챙겨 보내고 기공 소로 달린다. 기공소에서는 조금이라도 빨리 마치려 고 화장실 가는 시간도 아끼면서 더 열심히 달린다. 열심히 달려도 귀가 시간은 좀처럼 오지 않는다. 10 시,11시……. 일과를 마치고 아이들에게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달린다. 집에 도착해서도 달린다. 아이들 을 재우고 나서야 발이 멈추는 듯하다. 여자 기공사 들 특히 엄마 기공사의 복지는 너무 열악하다.

 
테크닉은 누구와 겨뤄도 뒤지지 않지만 아이를 돌보 고 집안일을 하면서 일을 해야 하는 엄마 기공사들은 하루가 길다. 이런 현실 때문에 기공 일을 그만 두게 되는 기공사들은 많아졌다. 너무 아까운 일이 아닌 가 싶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기공소를 운영하는 소장님들의 인식 변화가 더욱 절실 하다. 여자 기공사 들이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자기발전을 할 수 있는 환 경을 기대해본다. 전국 여성 기공사회에서는 이런 여 성들을 위해 여성 기공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 고 많은 배움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우리도 자기 발전을 위해 항상 노력해야 한다. 마냥 이해해 주길 바라고 일에 대한 열정이 부족하다 면 “아줌마니까 뭐 그렇지! 여자니까 이건 안되지!” 라 는 인식을 갖게 될 것이다.

여러 여건 때문에 기공소를 오픈했다. 참 잘한 일인 듯 하다. 열심히 일하면서도 인정받지 못하는 일도 많았 지만 일을 두고 먼저 가야하는 미안함은 나를 더욱 힘들게 했다. 기공소 오픈은 나에게 자유를 주었고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난 무대 울렁증이 있다. 사람들 앞에서면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떨린다. 그때는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알수가 없다. 더욱 심하면 눈물도 막 나온다. 그런데 어느날 내가 기술을 힘들게 배웠던 기억 때문인지 후배들에게 내가 알고 있 는 것들을 알려주고 싶어졌다. 가슴이 터져 버 릴 만큼 쿵쾅 거렸다. 어떻게 해볼까 고민하다 세미나 일정을 잡아 홍보를 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신청을 했다. 신나면서 두려웠다. 먼지가 쌓 여 있는 책을 펼쳐보고 거울을 보고 표정 연습도 하 고 큰소리로 읽는 연습도 했다. 그날이다. 난 그때의 설렘과 희열을 아직까지 기억한다. 사람들은 편하게 살라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하나를 이루고 나면 느껴지는 두근거림을 아 는 사람은 그렇게 말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 한다.

 

아이들도 돌봐야하고 집안일도 해야하고 일도 잘하 고 싶고 등등 너무 많은 일을 가지고 살고 있는 엄마 치과기공사지만 항상 꿈을 가지고 있고 꿈을 위해서 달려가는 것은 살아 숨 쉬는 삶이 아닐까?

“너는 학교 다닐 때 공부 안하더니 이제야 공부가 되 냐?” 회식 자리에서 졸업 동기 아저씨가 웃으면서 던 진 말이 있다. 나도 모르겠다. 하고 싶은 일도 많아지 고 해야 할 일도 많아진다. 머릿속에 미래에 대한 계 획들이 그려진다. 열심히 달려보면 만족스러운 결과 들도 간혹 생긴다. 이런 재미 아닐까? 나와 같은 기혼 여자 기공사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우리는 지금부터 가 시작 일수도 있다. 너무 조바심 가지지도 말고 더 욱이 꿈이라는 끈을 놓지 않고 있다면 그리고 도전 한다면 기회는 다가 올 것이고 완성품을 만들려면 시 간도 다른 사람보다 많이 걸리고 완성품도 완성도가 낮을지도 모르지만 계속 올라가자고 함께하자고 하 고 싶다.

학창시절 산을 좋아해서 산에 가는 앞날은 가슴이 뛰어 잠을 못잘 때가 많았다. 막상 등산로에 도착하 면 한숨이 쉬어졌다. 시작도 하기 전에 두려움과 후회 가 밀려 오곤 했다.

산행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을 때는 땅만 보고 걸었 다. 언제 도착하지? 도착 할 수는 있을까? 그냥 힘든것 만 생각났다. 계속 걷다보면 주위의 나무들이 보이고 멀리 봉우리도 보이고 하늘 도 보는 여유도 생겨난다. 나의 도전 정신은 이런 생 활 속에서 생겼다고 확신한다. 처음 마음 가짐이 어렵 고 시작하기가 더 어렵고 시작하면 꾸준하기는 더욱 어렵지만 한발짝 한 발짝 딛다보면 주위를 둘러보는 여유도 단단한 마음도 생길 것이다.

다음 달이 되면 또 다른 기회가 생긴다. 이런 기회는 항상 준비하고 끈을 놓지 않고 있어서일 것이다. 잘하 지는 못한다. 하지만 잘 하는 그때는 반드시 올 것이 다. 몇 번을 보고 또 보고 또 읽어 본다. 사람들 앞에 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내가 준비한 이야기를 다 할 수 있게 또 말해본다. 이렇게 난 꿈을 향해 한 계단 한 계단 천천히 가지만 열심히 가고 있다. 나 자신도 알수 없다. 내가 10년 뒤, 20년 뒤 어떻게 되어 있을지 알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기대해본다. 나의 미래를……. 누구누구 아이 의 엄마이기도 하지만 난 정선미다.

난 아직도 꿈을 그려보고 매일 꾼다. 조금씩 만들어 가는 기쁨을 많은 여자 기공사들도 느낄 기회가 생기 기를 바란다.

나는 아직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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