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기공사라는 직업이 섬세한 기공사의 손길이 필요한 만큼 여성 기공사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만만치않은 업무 강도와 출산 등 여성으로서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Woman Sense는 여성 기공사들의 솔직담백한 마음을 담은 지면으로 이번 호에는 정선미 부산회 회원의 글을 싣었다.
난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둔 우먼파워 치과기공사이다.
지난 날을 회상해 보면 눈시울이 붉어진다. 어린아이 를 둔 여자가 일을 한다는 것, 더욱이 치과기공사로 일하는 것은 너무 힘든게 아닌가 싶다. 아직까지 기 공계의 현실은 만만치가 않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달리기를 시작하기 위해 출발선에 선 기분이다. “탕!” 소리와 함께 힘껏 달린다. 아이들을 챙겨 보내고 기공 소로 달린다. 기공소에서는 조금이라도 빨리 마치려 고 화장실 가는 시간도 아끼면서 더 열심히 달린다. 열심히 달려도 귀가 시간은 좀처럼 오지 않는다. 10 시,11시……. 일과를 마치고 아이들에게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달린다. 집에 도착해서도 달린다. 아이들 을 재우고 나서야 발이 멈추는 듯하다. 여자 기공사 들 특히 엄마 기공사의 복지는 너무 열악하다.
테크닉은 누구와 겨뤄도 뒤지지 않지만 아이를 돌보 고 집안일을 하면서 일을 해야 하는 엄마 기공사들은 하루가 길다. 이런 현실 때문에 기공 일을 그만 두게 되는 기공사들은 많아졌다. 너무 아까운 일이 아닌 가 싶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기공소를 운영하는 소장님들의 인식 변화가 더욱 절실 하다. 여자 기공사 들이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자기발전을 할 수 있는 환 경을 기대해본다. 전국 여성 기공사회에서는 이런 여 성들을 위해 여성 기공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 고 많은 배움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우리도 자기 발전을 위해 항상 노력해야 한다. 마냥 이해해 주길 바라고 일에 대한 열정이 부족하다 면 “아줌마니까 뭐 그렇지! 여자니까 이건 안되지!” 라 는 인식을 갖게 될 것이다.여러 여건 때문에 기공소를 오픈했다. 참 잘한 일인 듯 하다. 열심히 일하면서도 인정받지 못하는 일도 많았 지만 일을 두고 먼저 가야하는 미안함은 나를 더욱 힘들게 했다. 기공소 오픈은 나에게 자유를 주었고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난 무대 울렁증이 있다. 사람들 앞에서면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떨린다. 그때는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알수가 없다. 더욱 심하면 눈물도 막 나온다. 그런데 어느날 내가 기술을 힘들게 배웠던 기억 때문인지 후배들에게 내가 알고 있 는 것들을 알려주고 싶어졌다. 가슴이 터져 버 릴 만큼 쿵쾅 거렸다. 어떻게 해볼까 고민하다 세미나 일정을 잡아 홍보를 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신청을 했다. 신나면서 두려웠다. 먼지가 쌓 여 있는 책을 펼쳐보고 거울을 보고 표정 연습도 하 고 큰소리로 읽는 연습도 했다. 그날이다. 난 그때의 설렘과 희열을 아직까지 기억한다. 사람들은 편하게 살라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하나를 이루고 나면 느껴지는 두근거림을 아 는 사람은 그렇게 말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 한다.
아이들도 돌봐야하고 집안일도 해야하고 일도 잘하 고 싶고 등등 너무 많은 일을 가지고 살고 있는 엄마 치과기공사지만 항상 꿈을 가지고 있고 꿈을 위해서 달려가는 것은 살아 숨 쉬는 삶이 아닐까?
“너는 학교 다닐 때 공부 안하더니 이제야 공부가 되 냐?” 회식 자리에서 졸업 동기 아저씨가 웃으면서 던 진 말이 있다. 나도 모르겠다. 하고 싶은 일도 많아지 고 해야 할 일도 많아진다. 머릿속에 미래에 대한 계 획들이 그려진다. 열심히 달려보면 만족스러운 결과 들도 간혹 생긴다. 이런 재미 아닐까? 나와 같은 기혼 여자 기공사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우리는 지금부터 가 시작 일수도 있다. 너무 조바심 가지지도 말고 더 욱이 꿈이라는 끈을 놓지 않고 있다면 그리고 도전 한다면 기회는 다가 올 것이고 완성품을 만들려면 시 간도 다른 사람보다 많이 걸리고 완성품도 완성도가 낮을지도 모르지만 계속 올라가자고 함께하자고 하 고 싶다.
학창시절 산을 좋아해서 산에 가는 앞날은 가슴이 뛰어 잠을 못잘 때가 많았다. 막상 등산로에 도착하 면 한숨이 쉬어졌다. 시작도 하기 전에 두려움과 후회 가 밀려 오곤 했다.
산행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을 때는 땅만 보고 걸었 다. 언제 도착하지? 도착 할 수는 있을까? 그냥 힘든것 만 생각났다. 계속 걷다보면 주위의 나무들이 보이고 멀리 봉우리도 보이고 하늘 도 보는 여유도 생겨난다. 나의 도전 정신은 이런 생 활 속에서 생겼다고 확신한다. 처음 마음 가짐이 어렵 고 시작하기가 더 어렵고 시작하면 꾸준하기는 더욱 어렵지만 한발짝 한 발짝 딛다보면 주위를 둘러보는 여유도 단단한 마음도 생길 것이다.
다음 달이 되면 또 다른 기회가 생긴다. 이런 기회는 항상 준비하고 끈을 놓지 않고 있어서일 것이다. 잘하 지는 못한다. 하지만 잘 하는 그때는 반드시 올 것이 다. 몇 번을 보고 또 보고 또 읽어 본다. 사람들 앞에 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내가 준비한 이야기를 다 할 수 있게 또 말해본다. 이렇게 난 꿈을 향해 한 계단 한 계단 천천히 가지만 열심히 가고 있다. 나 자신도 알수 없다. 내가 10년 뒤, 20년 뒤 어떻게 되어 있을지 알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기대해본다. 나의 미래를……. 누구누구 아이 의 엄마이기도 하지만 난 정선미다.
난 아직도 꿈을 그려보고 매일 꾼다. 조금씩 만들어 가는 기쁨을 많은 여자 기공사들도 느낄 기회가 생기 기를 바란다.
나는 아직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