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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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연속
  • 조영주 전국여성치과기공사회 부회장
  • 승인 2017.03.0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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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전국여성치과기공사회 부회장
과거 치과기공사들 중 다수는 남성이었지만 10여 년 전부터 여성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기공사라는 직업이 섬세한 기공사의 손길이 필요한 만큼 여성 기공사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업무 강도와 출산 등 여성으로서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Woman Sense는 여성 기공사들의 솔직담백한 마음을 담은 지면으로 이번 호에는 조영주 전국여성치과기공사회 기획이사의 원고를 게재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어느덧 다시 봄이다. 부는 바람에 봄 내음이 난다.
1월 1일 이후 음력설과 입춘이 지나고 나서 봄바람이 부는 즈음이 돼야 한해가 비로소 시작되는 기분이다.
계절로 봄에 해당하는 3월이 되면 대학 입학이 아닌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그때가 생각난다.
지금까지 돌아보면 짧은 인생에 있어 다양한 선택을 한 것 같다. 물론 그 선택이 결과적으로 옳았을 수도, 틀렸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 많이 고민한 끝에 선택했다.
선택의 기로에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많은 충고와 조언을 듣지만 결국 선택은 내가 하는 것이고 그 결과도 당연히 내 책임이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인생에 있어 선택한 것을 크게 4가지로 나눠보면 나의 첫 번째 선택은 치과기공과 진학이었다.
물론 기공과가 내 적성에 딱 맞지는 않았고 어려웠지만,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17년 전 3월에는 치과기공사로서 첫 발걸음을 디뎠다.
하지만 치과기공사로 10년을 현장에서 열정적으로 일을 하다 보니 일의 특성상 잦은 야근과 주 6일 근무로 어느 순간 내 마음과 몸도 서서히 지쳐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잠깐 쉬어야겠다는 마음에 일을 그만두고 세미나와 운동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무작정 쉴 수는 없어 다시 일을 시작하려고 마음먹으니 솔직히 두려운 마음도 들었다.

그리고 두 번째 선택을 하게 됐다. 지인으로부터 치과기공실에서 근무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고 고민 끝에 치과기공실에 근무하게 되었다.
기공실이란 곳에 오면서 일이 아닌 주위에 눈을 돌릴 시간이 생겼고 취미활동과 친구들 만날 시간 그리고 자기 계발하는 시간도 갖게 되었다.
세 번째 선택은 직장이 아닌 전국여성치과기공사회 활동이었다. 원하던 공부를 하고 봉사활동도 시작하게 되면서 전국여성치과기공사회란 단체도 알게 되었다. 여성회에서는 치과기공일을 하는 여성들과 소통하고 있다.
처음에는 봉사할 목적으로 문을 두드렸지만, 단순 활동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접하게 되었다. 기획서를 쓰고 행사를 주관하고 기공사로서 못하는 일들을 경험할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다.
여성치과기공인으로서 가정과 일 모두 훌륭히 해내는 멋진 선후배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봉사는 이제 지친 일상에서 나를 힐링해주는 고마운 시간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심적으로 아쉬울 때도 있다. 그나마 기공소 근무환경이 좋았으면 기공실에 오지 않고 로컬에서 계속 일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기공소가 그리울 때가 있다. 그러나 내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7년 전만 해도 근무조건이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 빠듯한 보철제작 기간과 예상치 못한 제작과정 중의 에러 등 치과기공이라는 업무의 특성도 있겠지만, 심적으로 그리고 육체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았다.
지금도 이런 열악한 근무여건에서 일하는 기공사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다행히 점점 좋아지고 있고 앞으로도 더 좋아지지 않을까 희망해본다.
현재 근무하는 곳에서 4번째 선택을 했다. 치과기공사가 아닌 관리자로서의 길이다.
비록 치과기공사의 길도 아니고,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관리자로서 이 길을 걸어보려 한다. 치과기공사의 장점을 충분히 살린다면 관리자로서 전반적인 치과행정업무 매니지먼트를 훌륭하게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무엇보다 관리자로서 선택이 봄날의 사랑처럼 나를 설레게 한다.
행복의 기준은 각자의 몫이다. 앞으로 내 행복의 방향은 어떤 곳으로 향할까?
지금까지 인생에서 수많은 선택을 해왔고, 이처럼 글을 쓰기로 한 것도 결국 나의 선택이다. 그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다.
모든 선택이 항상 옳을 수는 없겠지만 언제나 최선이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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