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O LETTER] 정속(定速)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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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 LETTER] 정속(定速)의 아름다움
  • 닥터스 글로벌 최범진 이사
  • 승인 2025.10.01 1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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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유투브나 기타 SNS 동영상을 보면서 각자의 방법대로 시청을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동영상을 가장 보편적으로 많이 보는 방법 중 하나가 정속배율이 아닌 2~3배속을 동영상 중간에 사용하여 보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통해 시간을 줄이고, 필요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시청함과 동시에 반대로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빠르게 지나가게 하여 시청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데, 주로 인강이라 불리는 온라인 강의를 볼 때와 업무나 학업 중에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처럼 늘 시간에 쫓기는 사람의 경우그 몇 초 또는 몇십 초의 시간을 줄이고 줄여 배속을 사용하여 빨리 시청하게 된다. 인트로라고 하는 구간은 건너뛰거나, 오프닝 부분에 몰입하기조차 귀찮은 경우, 배속을 사용하여 동영상을 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속 재생을 거의 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음악을 듣는 경우이다. 음악의 경우, 배속 재생을 하게 되면 듣기 싫을 정도의 멜로디가 나오는 경우도 있고, 재생 음악 자체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징을 모두 잃게 되어 의도와는 전혀 다른 결과가 도출되는 경우도 있다. 느린 음악은 느린 대로, 빠른 음악은 빠른 대로 그 고유의 속도와 멜로디를 통해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정상 속도가 있다. 이 부분을 간과하게 되면, 음악은 그 고유한 특징과 매력을 잃게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악보를 보면, 분명 정해진 박자 안에서도 그 멜로디 또는 가사의 느낌을 맛깔나게 살리기 위해 일부러 특정 부분에서 인위적으로 느리게 또는 빠르게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는 글자 그대로 특별한 경우에만 해당된다.

 우리의 인생에서 흐름과 상황에 맞는 정속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고속도로에서 자동차의 정속과 KTX에서 정속은 분명 다르다. 하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빠르고 느린 것일 뿐 절대적인 값은 아니다. 우리 치과기공 업무에도 정속이라는 것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치과기공사로서 업무를 시작할 때도 그에 맞는 속도가 있다. 이는 정속의 개념이 아닌 조금 더 넓은 의미의 속도이다. 크든 작든, 쉽든 어렵든, 임상 케이스를 처음 접하게 되면서 같이 일하시는 사수의 도움을 받아 하나하나 꼼꼼히 물어보고 중간에 확인도 받으면서 점점 속도라는 개념이 잡히게 된다. 물론 보철물 제작 업무를 많이 경험해본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이 우리 업무의 특징이다. 어떻게 비기너와 숙련자의 속도가 같을 수 있겠는가? 이에 대한 답을 알면서도 가끔 여러 가지 이유로 속도를 올리라는 요구를 받곤 한다. 아날로그냐 디지털이냐의 문제가 아닌 자신의 두 손으로 하는 업무이기 때문에 달군 조각도로 왁스를 올리거나, 마우스로 케이스 디자인에서 에딩을 하거나, 모두 그 속도라는 것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 역시 경험과 일정 기간동안 업무에 대한 숙련도와 임상 케이스를 접해본 경험치가 충분히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부분이다. 최근 보철물 디자인 부분에 AI 디자인으로 우리의 경험치를 대신할 수 있다고 강하게 인식시키는 분위기가 있다. 세상에 100이 없듯이 완전히 맞는 말도 틀린 말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는 너무도 간단한 이유인데, 바로 우리가 접하는 모든 케이스가 1000이면 1000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비슷한 케이스가 있을지언정 단 하나도 완전히 똑같은 케이스가 없다는 것이 정형화된 공산품을 만드는 업무와 가장 큰 차별화된 대전제이기에 우리의 경험치를 대신할 수 있다는 말은 완전히 맞지도 틀리지도 않는 말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AI 기반 보철물 디자인의 퀄리티는 과거에 비해 월등히 특히, 보철물 디자인 과정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한 것은 사실이다. 이에 따라 과거에 고속이었던 부분이 자연스럽게 정속의 범주로 들어오려는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 격세지감이라는 단어가 참으로 무색할 지경이다. 예를 들어 머릿속에 있는 보철물 디자인을 술자의 손을 통해 현물로 만드는 것이 아닌 라이브러리에 있는 디자인에서 가져다 쓰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컴퓨터의 소프트웨어나 프로그램을 키보드와 마우스를 잡은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는 상황에서 정속의 개념이 새롭게 잡혀가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하지만 AI 기반 디자인의 가치가 평가절상 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조금 느리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분명 사람의 손으로 처음부터 작업하거나 직접 완성해야 하는 부분에서의 속도를 최고의 보철물 제작을 위한 정속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재료와 장비의 변화에 의한 토탈 시스템의 변화로, 3D Printing까지 포함된 CAD/CAM 시스템을 이용하지만 그 전후 또는 그 중간에 반드시 우리의 숙련된 손으로 정속을 맞추는 작업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물리적 개념의 속도는 절대적이지만, 우리 업무기반 개념의 속도는 상대적이다. 그 중요성에서 역시 결코 가치가 낮게 평가되지 않는다. 오늘도 잠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가지면서 우리에게 정속의 개념이 어떤 가치를 갖는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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